03 7월 형편은 어려웠지만 잘 모셨던 : [무빈소 장례, 광주 자하연 자연장 안치]
“가족들끼리 빈소를 차리지
않고 조촐하게 치르고 싶은데
그렇게도 가능한 건가요?“
조심스럽게 상담 전화를 주신 따님은 사정상 빈소를 차리지 못한 아쉬움에, 염습이라도 잘 모시고 싶어 하셨습니다.
사정상 빈소를 차리지 못하게 된 따님은 아버님을 너무 초라하게 보내드리는 것은 아닌지 내내 마음 무거워하셨습니다.
저는 오히려 가족끼리만 오붓하게 아버님과 대화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안심시켜 드리며 정성스러운 진행을 도와드렸습니다.
딸바보 였다던..
늘 딸 곁을 지키며 사랑을 쏟았던 ‘딸바보’ 아버지였다고 하셨습니다.
혹여 자식에게 짐이 될까 ‘유골은 돈 들이지 말고 뿌려달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지만, 따님은 차마 그 소원을 들어드릴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아빠를 그냥 뿌리냐며 속상해하던 따님은, 아버지를 언제든 찾아뵙고 추억할 수 있는 작은 추모 공간을 선택하셨습니다.

더 공들인 이별식
빈소가 없어 아쉬울 수 있는 장례식이 되지 않기 위해 더 힘을 기울이고 마음을 담아 예쁜 이별식을 준비했습니다.
헝클어진 머리를 매만져드리고 얼굴을 닦아드렸습니다. 눈썹 정리, 면도를 깔끔히 해드린 뒤 아버님 얼굴 톤에 맞춰 보정 메이크업도 진행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리드했습니다. 한분씩 아빠를 안아드리고 사랑의 표현을 전달하셨습니다.
“아빠 미안해.사랑해.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어.”

광주 자하연 자연장지
화장 절차를 마친 후, 미리 준비해 두신 광주에 위치한 자하연 자연장지에 아버님을 모셨습니다.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담아 관 위에 헌화 꽃을 올려드리고, 아버님이 머무실 자리를 꼼꼼히 살펴드렸습니다.
비록 빈소는 없었지만, 그 어느 대형 장례식보다 밀도 높은 사랑과 애도로 가득 찼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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