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7월 아우를 보내며 : [무빈소 장례식 진행]
“빈소 없이 조용하게 보내줄 수 있을까요?“
동생분의 임종을 앞두고 세 번이나 전화 상담을 주셨던 50대 초반의 큰형님. 아픈 동생을 곁에 두고 빈소를 차려야 할지 말지 깊은 고민에 빠져 계셨습니다.
자녀 없이 아내와 사별한 뒤 홀로 지내오셨던 동생분은 평소에도 “형제들에게 짐이 되기 싫으니 잠자듯 조용히 떠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셨다고 합니다.
조문객을 맞이하기보다 동생의 마지막 뜻을 존중해 주고 싶었던 가족분들은 고심 끝에 빈소를 차리지 않는 무빈소 장례식을 선택하셨습니다.
아버님도 참석한
입관식 당일, 꽃 한 송이마다 정성껏 잎을 다듬어 관 안을 화사한 꽃밭으로 꾸며드렸습니다. 임종 직전까지 투병으로 고생하셨던 터라 동생분의 얼굴에는 고단했던 삶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특히 불편한 몸을 이끌고 참석하신 노부친의 모습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수척해진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 아버지께 너무 큰 아픔으로 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안색을 조금 더 밝고 환하게 정돈해 드렸습니다.
“아들아, 이제 엄마 곁으로 가거라. 거기선 훨훨 날며 살거라. 우리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
자식을 앞세우는 아버지의 떨리는 목소리에 현장의 모든 이들이 함께 눈물을 훔쳤습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깊은 슬픔이 고요한 입관실을 가득 채웠습니다.

자연으로
화장을 마친 후, 큰형님은 동생의 유해가 담긴 유골함을 꼭 끌어안고 장지인 남양주 무량수목장으로 향했습니다.
다소 쌀쌀한 날씨였지만, 막힌 곳 없이 탁 트인 풍경과 기분 좋게 불어오는 솔바람이 고인을 반겨주는 듯했습니다.
안치를 마치기 전, 누님께서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한 발자국 뒤에서 기다리며 바라본 누님의 떨리는 어깨 너머에는,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과 세월의 사연들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여러 사정상 빈소 없는 무빈소 장례식으로 진행되었지만, 그 어느 장례보다 가족들의 진심 어린 애도가 돋보였던 시간이었습니다.
화려한 격식보다 고인의 평안을 바라는 진심이 더 컸기에, 그 이별은 무엇보다 아름다웠습니다.
무거운 짐 다 내려놓으시고, 이제는 가족분들이 믿으시는 그곳에서 평온히 쉬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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